[기사] 수문 개방 후 '악취' 대신 '봄 향기' 가득한 금강, 하지만 아직도…

2018년 4월 13일 | 자연생태계

 공주보 인근에 활짝 핀 개나리
▲  공주보 인근에 활짝 핀 개나리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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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완연한 요즘, 보 수문이 개방된 금강은 피어나는 꽃들과 함께 살아나고 있다. 11일, 대전충남녹색연합 금강 현장 조사팀은 보 수문 개방 이후 금강의 변화상을 관찰하기 위해 금강을 찾았다.

 수문이 개방된 세종보
▲  수문이 개방된 세종보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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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보 모래톱
▲  세종보 모래톱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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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금강 세 개 보 중 가장 상류에 있는 세종보를 찾았다. 지난해 3월 금강수계 수위저하 시범운행 당시 보 수문이 개방된 세종보의 강바닥은 악취 나는 펄이었고, 4급수 오염 지표종 붉은깔따구를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난 1월 24일부터 세종보의 수문을 전면 개방하자 펄이 씻겨 내려가고 고운 모래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악취는 사라지고, 곳곳에 생긴 모래톱을 찾아 철새들이 날아들었다. 금강의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

 보수점검 중인 세종보
▲  보수점검 중인 세종보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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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재 세종보의 3번 수문은 보수 중이다. 세종보는 완공 5개월 만에 수문과 강바닥 사이에 쌓인 토사가 유압장치에 끼면서 구조적 결함이 드러났고, 지난 2016년 7월에는 기름이 유출되는 사태까지 벌어져 녹색연합은 ‘고철 덩어리’라고 부른다.

 수문이 개방된 공주보
▲  수문이 개방된 공주보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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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0 공주보 인근, 악취 나는 펄이 남아있다.
▲  3/30 공주보 인근, 악취 나는 펄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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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0 공주보 인근, 조류사체
▲  3/30 공주보 인근, 조류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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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30 공주보 인근, 조류사체
▲  3/30 공주보 인근, 조류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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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1 조류사체와 펄이 있던 자리에 생긴 모래톱
▲  4/11 조류사체와 펄이 있던 자리에 생긴 모래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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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찾은 공주보는 세종보와 같이 수문이 전면 개방됐다. 지난달 30일 공주보 현장 방문 때만 해도 모래톱이 형성되고 있었지만, 악취 나는 펄과 지난해 가라앉았던 녹조류 사체가 즐비했다. 하지만 불과 2주도 되지 않아 조류 사체는 사라졌고, 펄이 있던 자리는 모래톱으로 변했다. 악취는 사라지고 향긋한 봄 내음이 났다. 이정남 대전충남녹색연합 인턴 활동가는 “금강에 처음 와봤는데 비단강으로 불릴 모습은 아닌듯하다. 하지만 4대강 사업 이후 망가진 금강의 과거 사진들을 보니 강이 회복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자연의 회복력이 정말 놀랍다”며 감탄했다.

 금강비경 창벽 건너편에 생긴 모래톱
▲  금강비경 창벽 건너편에 생긴 모래톱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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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10경으로 금강비경 중 으뜸이라는 창벽(倉碧)을 찾았다. 금강의 절경 중 백미로 예부터 시인 묵객의 찬사가 끊이지 않았던 이곳의 건너편에도 모래톱이 생겼다. 상류 세종보와 하류 공주보 수문 개방의 영향이다. 고운 모래톱을 따라 걸으며 강 건너 창벽을 바라보니 절로 감탄이 나왔다. 이정남 인턴 활동가는 “오늘 처음 찾은 금강은 회복되는 중이었지만, 다시 찾고 싶은 곳은 없었다. 그러나 이곳은 너무 아름다워 꼭 다시 오고 싶다. 이런 천혜의 자연환경은 꼭 보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문이 닫혀 있는 백제보
▲  수문이 닫혀 있는 백제보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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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부여 백제보를 찾았다. 백제보는 금강 세 개 보 중 유일하게 수문이 닫힌 곳이다. 금강은 4대강 중 유일하게 모든 보가 수문 개방 대상이었지만, 백제보 인근에서 수막 농법으로 비닐하우스를 운영하는 농민들의 민원으로 닫혔다. 수문이 개방되어 흐르고 있는 세종보, 공주보와는 다르게 백제보의 금강은 호수처럼 고요했다.
환경부 금강 보 수문 개방 상황실 담당자는 “현재 수막 농법 재배는 끝났지만, 딸기, 수박 등 비닐하우스 농가 농민들이 수문 개방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정남 인턴 활동가는 “당장의 이해관계보다는 미래를 바라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오염된 금강을 재자연화하기 위해 보 수문 개방 등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보 수문 개방 상황실에 따르면 금강 보 수문은 6월 장마기 이전까지 개방될 예정이다. 상황실 담당자는 “수자원공사와 국토부가 장마기 보 수문 개방 경험이 없어 6월부터 수문이 일부 닫히는 등 조정이 있을 예정이다. 장마기 이후는 지금처럼 수문이 개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오는 4월 21일 세계 물고기 이동의 날을 맞아 금강 공주보에서 보와 하굿둑에 막힌 물고기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