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조사 후기]대전 월평공원 아파트 사업부지에 다녀왔더니…

2017년 3월 16일 | 자연생태계

지난 3일, 월평공원 대규모 아파트 건설 저지를 위한 시민대책위(이하 시민대책위)와 도솔산 대규모 아파트 건설 저지 갈마동 주민대책위(이하 주민대책위), 생태하천해설사 등 10명이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 만나 약2시간에 걸쳐 월평공원(갈마지구)민간특례사업 현장(비공원 시설 1,2단지) 부지를 조사했다.
월평공원(갈마지구)민간특례사업 부지는 아래 사진과 같다.
그중 비공원 시설에 1단지 420세대(24층 아파트), 2단지의 경우 2310세대(29층 아파트)가 들어선다. 우선 현장에서 확인해 보니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곳 부지의 인근에 봉산어린이집, 갈마중, 한밭고, 봉산초가 있다. 학교와 어린이집은 부지와의 거리는 이면도로 하나 혹은 부지와 딱 붙어 있는 경우도 있어 공사가 시작되면 분진, 소음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어린이집 유아와 청소년들이 받을 것으로 보여진다.

 월평공원(갈마지구)민간특례사업 예정부지. 빨강색선이 아파트가 들어설 1,2단지
 월평공원(갈마지구)민간특례사업 예정부지. 빨강색선이 아파트가 들어설 1,2단지
ⓒ 고지현

 

 사업부지와 주택가의 거리가 10m가 채 되지 않는다
 사업부지와 주택가의 거리가 10m가 채 되지 않는다
ⓒ 고지현

또 이곳은 출퇴근 시간에 차량 정체로 큰 혼잡을 일고 있다고 한다. 동행한 주민은 “이곳은 아이들 등교와 출퇴근 차량으로 정체가 너무 심하다. 그런데 이런 곳에 아파트 3000세대가 들어오며 이곳은 교통 지옥이 될 것이다”이라며 우려했다. 또한 현재 갈마동에는 800세대 아파트가 건설중에 있다.
아니, 이런곳에 아파트를? 헉헉 거리며 올라야 하는 산비탈에 아파트를
대전시가 아파트를 짓겠다고 하는 갈마지구1, 2 단지에 가봤다. 다들 “월평공원 산꼭대기에 아파트 짓는거나 다름없네”하며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현장에 와본 사람이라면 이곳에 아파트를 짓겠다는 생각이 안들 것이라며 동행한 주민이 한탄한다. 아파트가 들어서기에는 산의 경사도가 높고 암반이 있어 어려워 보였다.

 갈마지구 2단지 예정부지를 오르는 모습
 갈마지구 2단지 예정부지를 오르는 모습
ⓒ 고지현

대전시가 말한 훼손지역은 어디?
관련 기사에 따른면 대전시는 “월평공원 갈마지구 민간특례 사업면적 113만 3311㎡ 가운데 21.2%(24만36㎡)가 훼손됐다”며 “훼손된 지역이 많아 부지 30%는 민간에서 아파트를 짓게 하고 생태적으로 가치가 있는 곳은 보존 복구하도록 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에 가보니 대전시가 말하는 훼손 지역은 드물었다. 공무원연금공단과 서구청에 진행하는 텃밭과 공무원연금공단 부지내 폐기물이 쌓여있었다. 원래 공원이었던 곳을 제대로 관리 못해 훼손된 것은 대전시의 책임이 아닌가.

 공무원연금공단 텃밭체험장
 공무원연금공단 텃밭체험장
ⓒ 고지현

 

 공무원연금공단 부지내 폐기물 처리가 안된 모습
 공무원연금공단 부지내 폐기물 처리가 안된 모습
ⓒ 고지현

봄을 기다리는 월평공원
아파트 예정 부지 내에 둠벙을 발견했다. 도롱뇽, 산개구리의 알들이 여기저기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곳곳 고라니의 배설물을 보는 건 흔했다.
대전시의 보물이며 허파인 월평공원이라는 공공재를 대규모 아파트 건설이 아닌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숲어린이집, 주민들을 위한 환경교육센터 등 대전시민과 미래세대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길 기대해 본다. 또한 토지소유주들의 재산권을 보상해주기 위한 방법으로 임대료 지불 등 민간특례제가 아닌 대안과 모색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필요한 시점이다.

 현장 답사 중 만난 둠벙. 둥벙에는 양서류 알들이 가득했다.
 현장 답사 중 만난 둠벙. 둥벙에는 양서류 알들이 가득했다.
ⓒ 고지현

 

 월평공원에 가면 고라니 배설물을 보는건 어렵지 않다.
 월평공원에 가면 고라니 배설물을 보는건 어렵지 않다.
ⓒ 고지현

시민대책위는 앞으로도 산림, 지질, 생태 전문가들과 현장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오는 16일 오후 4시 대전시의회 대회의실에서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와 월평공원민간특례사업 관련 시민대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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