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백로와 인간, 공존의 첫걸음을 내딛다.

2016년 6월 13일 | 대기환경

대전충남녹색연합 – 대전선화초등학교

백로류 서식처 보호 및 생태교육 협약식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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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8일은 야생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선택한 의미 있는 날이었다. 대전의 백로류 서식처 보호 및 생태교육을 위해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선화초등학교가 협약식을 가졌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선화초등학교는‘백로류 서식처 보호 및 생태교육’협약을 통해 대전시 백로류 서식처 보전 사례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생태교육은 이론과 실습으로 진행된다. 백로류 종에 대한 설명과 이해, 생태특성, 철새의 이동경로 등 이론 강의와 현재 선화초교에 서식하고 있는 백로류를 직접 관찰하고 기록하는 모니터링 실습이 진행된다.
현재 선화초등학교에는 육추중인 왜가리와 쇠백로 일부 개체만 서식하고 있는 상태로 약 20여 개체가 있다. 9월경 모든 개체가 이소할 때까지 녹색연합과 함께 생태교육과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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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도심 속 백로 서식처 관리방안은 벌목이었다. 백로류가 9월경 따뜻한 남쪽나라로 떠나고 나면 행정기관은 일제히 벌목을 시작했다. 이듬해 귀소본능이 있는 백로류가 서식처로 돌아왔을 때는 집을 잃어버린 떠돌이 신세가 되었다.
 
2013년 대전시 유성구 카이스트 일대에 백로가 집단 서식하게 되면서 악취와 소음으로 민원이 발생했다. 유성구는 벌목으로 백로를 쫓아냈고, 2014년 백로는 서구 남선공원에 둥지를 틀었다. 남선공원은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 주민들이 건강문제, 경제적문제로 벌목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해당 구청은 환경단체의 자문을 받아 완전 이소 후 간벌을 실시했지만 이듬해에 남선공원에는 백로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 백로들은 서구 내동중학교 뒷산에 서식처를 조성했지만 이곳 역시 이소 후 벌목이 진행되었다. 벌목으로 서식처를 잃어버린 백로들은 대전 도심 곳곳에서 적은 무리로 생활을 하고 있다.
 
청주의 서원대의 경우 백로와의 공존을 선택했다. 지난 3월부터 서원대 여자기숙사 옆 산에 백로무리가 서식하게 되면서 민원이 발생했다. 주변에서 벌목을 하자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벌목을 통해 서식처를 잃어버리게 되면 다른 곳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 청주시와 지역 환경단체와 협의체를 구성했고, 서식처를 보호하고 지역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숙사에 악취제거를 위한 공기청정기 설치, 소음저감을 위한 방음시설 강화 등 다양한 방법을 계획하고 있으며‘백로생태공원’조성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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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서식하는 백로를 민원의 대상으로 보고, 벌목으로 서식처를 점점 줄어들게 한다면 더 이상 백로는 대전을 찾지 않을 것이다.‘3대하천살리기’를 통해 좋아진 하천에 백로가 찾아오는 건 당연하다. 백로가 더 이상 떠돌이 신세가 되지 않고 하천, 숲, 인간과 공존할 수 있는 생태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벌목이라는 미봉책 대신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선 민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선화초등학교의‘백로류 서식처 보호 및 생태교육’협약식을 시작으로 대전시 백로류 관리방안의 보전사례가 되어 벌목이 아닌 공존이라는 방식으로 진행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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