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성명>대전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핵연료 생산시설 반대한다.

2013년 4월 26일 | 금강/하천


                                       <대전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핵연료 생산시설 반대한다.>
  오는 26일은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발생한지 27주년이 되는 날이다. 문제는 27년이 지난 지금도 사고발생지역이 아무도 살 수 없는 죽음의 땅이라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지는 2년이 지났다. 사고 원전은 여전히 방사능을 내뿜으며 끓고 있고, 고향에서 쫓겨난 16만 명은 난민의 삶을 이어가고, 일부 주민들은 정부 지원 대책이 없어 방사능 오염지역에서 비참하게 살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유럽 등 많은 국가들이 빠르게 원전 정책을 폐기하거나 새로운 원전 건설을 포기하고 있다. 핵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똑똑히 깨달았기 때문에 더 이상 원전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반해 23기의 원전을 가동하는 세계 5위의 원전국가인 우리나라는 여전히 원전 확대 정책을 강행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의 무분별한 원전 확대 정책이 다시금 우리지역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까지 위협하려 하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전원자력연료는 국내 원자력발전소 23기에 소요되는 핵연료 전량을 생산·공급하는 업체로 원자력연구원 내에 위치해 있다. 핵연료를 생산하는 공장이 원자력연구원 안에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대전시민은 모른다. 그런데, 이곳에서 2030년까지 추가 10기 원전 건설과 해외원전 수출 물량까지 고려하여 핵연료 생산시설을 2배 이상 증설한다고 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대규모 주거지역이 형성된 구즉, 송강, 관평동 지역까지의 거리는 불과 반경 3km이내 이고, 방사능 누출 시 영향권인 반경 30km는 대전전지역이 해당된다. 조금이라도 상식적으로 판단했다면 인구 150만 명이 넘는 대도시 한복판에 핵연료 시설을 추가 건설하겠다는 발상자체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현재도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의 크고 작은 방사능 누출사고 발생으로 주변지역과 대전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지 내에는 전국의 병원과 산업체, 연구실에서 사용한 방사성폐기물을 수거하여 저장하는 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대전분소와 한전원자력연료, 그리고 병원, 각종 방사성실험과 생산을 하는 하나로원자로까지 원자력 생산시설들이 대거 집중 설치되어 있다. 방사능폐기물 보관량도 3만5천여드럼으로 전국에서 2번째로 많은 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전 시민들이 원자력 시설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단 한 번의 방사능 누출사고로도 대전시민 전체의 건강과 생명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 핵연료시설 증설문제는 대전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중대한 문제로 추가 증설계획은 전면 백지화 되어야 한다.
  
  시민들을 더욱 분노하게 하는 것은 이렇게 중대한 사안을 결정하는데 대전시민의 의견이 철저하게 무시되었다는 점이다. 핵연료 생산시설 증설 결정과정에서 대전 시민에게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결정되었다. 관련 기관인 지식경제부, 한국전력과 대전시 또한 사업추진을 방관하여 대전시민의 생명과 안전은 철저하게 무시되었다.
  공개와 소통, 참여를 전제로 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와 한전원자력연료에서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안전하다’는 말을 믿을 사람은 없다. 철저하게 대전 시민을 무시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사업을 중단하는 것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수용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첫째, 한전원자력연료는 핵연료 시설 증설계획을 즉각 철회하라.
  둘째, 정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 부지 내 밀집되어있는 각종 원자력 시설들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라. 지금껏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연구시설이라 믿고 지역에서 규제와 관리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원자력연구원 내 시설들은 연구시설보다는 산업용 생산시설과 폐기물저장시설로 분류하고 그에 적합한 관리와 규제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다.
  셋째 정부와 대전시는 대전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원자력연구원 내 원자력시설 관리에 대해 신뢰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안전관리체제를 조속히 마련하고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라.
                                                                      
                                                                2013년 4월 25일
              핵연료 생산시설 증설을 반대하는 대전지역 시민사회단체. 정당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