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기름유출현장조사 보고

2010년 12월 2일 | 자연생태계

글 / 생태도시국 심현정

11월30일 오후 6시 연기군 금남면 금남보 하류 모래채취 준설선에서 기름이 유출되었다.
작업자가 벙커A유를 주유중에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기름이 흘러 넘쳤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날인 12월 1일 오후 3시경, 금강을 순찰하던 이가 기름띠를 발견하고 해당 기관에 보고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12월 2일인 오늘 방제작업이 시작되었다.
녹색연합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15:00
기름은 어느새 공주시 반포면 불티교까지 흘러와, 약 30여명이 방제작업중이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기름냄새가 코를 찔렀다. 보트를 탄 사람들이 오일펜스를 2,3중으로 깔고, 강가에는 부착포를 깔고, 뒤집고, 수거하고 있었다. 기름은 불티교를 지나 흘러가고 있었고, 이는 처음 사고지점에서부터 12km나 흐른 상태라고 한다.
연기군청 환경보호과 담당자는 유조선에서 25L의 기름이 흘렀고, 이 중 20L는 바로 수거했으며, 5L가 강으로 유출되었다는 설명이다. 5L는 말로만 들어도 적은 양이지만, 환산해보면 2.5L짜리 PT병으로 두 병정도의 기름이 흘렀다는 말이다. 그런 적은 양이 강에 흘러서 12Km나 기름띠를 형성하고, 냄새가 코를 찌를까?
25L가 유출되었다는 증거가 없는 상황이다. 관리,감독해야하는 담당처에서는시공사에서 그렇게 보고해서 알고 있다고만 말한다. 어제 3시에 통보를 받고도 담당처 차원의 정확한 발생보고도 정리되어 있지 않고, 기름유출과정에 대한 정확한 조사조차 이루어지지 않았고 증거보존도 되지 않았다.
시공사의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기름이 얼마나 유출되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했지만, 담당자와 똑같은 대답이다.
증거가 있냐고 물었더니 없다고 한다. 그저 준설선에 기름이 떨어져서 기름을 넣다가 실수로 기름이 넘쳐흘렀다고 말한다. 그 때 당시 작업자가 자리를 비웠다는 점에 대해 물으니, 얼버무리며 잠깐 자리를 비웠다고 인정한다.
강 위에서 작업을 하는 준설선에 기름을 넣는데 작업자가 자리를 비우고, 그 기름의 양 또한 정확하게 관리되지도 않고 대충 눈대중으로 넣으며 실수로 기름이 흘러넘치게 하고, 증거는 없지만 유출된 기름은 분명 5L인 것이다.
불티교에서 3km지점인 석장리 박물관 앞쪽까지 기름띠가 보인다는 제보를 받고 가보니 기름띠는 지나간 상황이다. 돌틈사이로 남아있는 기름 흔적만이 기름이 흘러갔다는 걸 보여 줄 뿐 강은 고요하다. 숨쉬기가 버거웠는지 물고기 몇마리가 뛰어 오른다.
어느새 기름이 공주대교 500m전까지 흘러갔다는 제보가 들어온다. 공주대교의 돌보가 철거된 이후로 물살 또한 빨라졌다. 뒤늦게 시작된 방제작업과 돌보 철거로 빨라진 물살.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급하게 먹는 밥은 체한다. 말로만 번지르르하게 해오던 방제대책도 금강죽이기 속도전에는 답이 없다는 것이 눈으로 증명되었다. 이 속도전을 멈춰야 한다는 사실이 극명함에도 오늘도 금강죽이기는 계속되고 있다.
멈춰야 한다. 그것만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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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금강)공사현장 기름유출사고 발생에 대한 입장
지난 30일 4대강 금강사업 세종1지구 공사현장에서, 준설선에 연료를 주입하던 중 벙커A유가 유출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 직후부터 시공사에서 초동 조치를 취했다고 하나 벙커A유가 흘러 내려가 사고지점에서 공주 금강대교 10여km 하류까지 기름띠가 이어졌다.
사고 발생한지 24시간이 지나서야 계속된 방제작업으로 기름띠가 어느 정도 제거되었다고 하나, 기름유출로 인한 악취, 하천생태계 영향, 유화제 살포로 인한 2차 오염 등의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 기름유출사고는 예견된 사고라 하겠다. 이명박 정부가 밤낮없이 4대강 사업을 강행하면서 안전 점검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데, 그 근본적인 원인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제외지(둔치)에서의 불법적인 중장비 주유와 간이 유류시설 설치 등 공사 현장의 유류관리 및 대책은 유류오염 사고가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또한 그 동안 자랑해온 방제 대책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늦장 대응과 체계적이지 못한 방제로 오염 범위와 피해를 키웠다.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무리한 공사를 벌이며 강을 완전히 죽이고 있는 것이 4대강 사업의 실체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4대강 사업이 대형 환경사고로 이어질 것이라 이미 여러 차례 강력히 경고해 왔다. 특히, 금강의 대규모 준설과 보설치가 홍수예방, 가뭄, 수질개선에 있어 아무런 대책이 될 수 없고, 오히려, 금강주변의 지역경제를 악화시키고, 홍수피해를 가중시키며, 수질을 악화 시키는 것으로 전문가들의 조사 보고서에서도 밝혀졌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금강정비사업을 속도전으로 강행한다면 제2, 제3의 기름유출사고와 같은 대형 환경사고는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강력히 요구한다.
이번 금강기름유출 사고와 관련해 즉각 정확한 진상을 규명하고 사업타당성에 대한 제대로 된 검토 없이 추진되는 금강정비사업 공사를 전면 중단하라.
우리는 국민들과 함께 4대강을 완전히 죽이고 있는 4대강사업의  2011년 예산을 반드시 막아낼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싸울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2010. 12. 1
금강을지키는사람들
(공동대표 : 김용태, 혜우, 남재영, 이인성, 김용우, 강사용, 이상선, 김재승, 이상덕, 장창수, 한중열)